카테고리 없음

어린왕자를 회상하며/효석 최택만

봉은 2019. 12. 30. 18:43

"알라(아이)들 보는 그림책 아이가(아니냐)

 

내가 어린왕자(지은이 생텍쥐페리)를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시절이다. 어느날 어수룩하고 굼뜬 옆짝 숙자가 불쑥 한 권의 책을 내밀었고 그림속에 왕자는 칼을 들고 예쁘게 단장을 한 채 서 있었다. "알라(아기)들 보는 그림책 아이가"고 퉁명스럽게 말하였지만, 조금씩 나는 설레기 시작했다.


난생처음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서 받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날 밥 나는 늦도록 어린왕자와 힘께 있었다. 그러나 짧은 그동안의 독서 체험이 훼방을 놓았고 미처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나는 책을 덥고 말았다.  

 

정작 어린왕자를 가슴 속 깊이 만난 것은 고등학교 때와 대학 1학년 때였다. 매일같이 나를 옥죄고 왜소하게 만들던 입시와 경쟁에 지쳤을 때 어린왕자는 더운 손길을 내밀어 나의 메마른 손을 잡아 주었다. 


더욱이 시를 쓰듯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이어가는 어린왕자의 화법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래서 지금도 어린왕자를 만나게 해준 생텍쥐페리와 까가 머리 중학교 때의  내 짝궁숙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정숙이와 어린왕자도움으로 나는 풍요로운 세상을 만났으며 더욱 진실하게 세상을 사는 법을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가 경영학에만 몰두하지 않고 '르네상스' 고전 음악실과 명화(名畵)전시회을 찾기도 했었다.


그리고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쓴 시와 소설 그리고 수필을 섭렵하는 습관을 길렀다. 이런 외도(外道)로 인해 금융기관이나 무역회사를 마다하고 언론계에 몸을 담는 인생행로가 걷게 된 것이다. 


효석 최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