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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정원/효석 최택만

봉은 2020. 2. 6. 19:13

 

그림이 있는 정원은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이 담겨있는 수목원이었다

부정(父情) 이 베어있는, 어쩌면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부모님의 위대한 사랑을 일깨워주는

공원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것이 자식이다 누구보다도 건장했던 아들이 대학 2학년(1968년 3월) 때

불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었다 이야기의 주인공 임형제씨의 아버지 임진호씨는 아들의 사고에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들이 만날 수 있는 세상의 전부이기에 아들을 위해 한 그루,

두 그루 의 나무를 심었고 30여년 이 지난 지금 1천300여종 6만점의 수목과 꽃이 펼쳐있는

3만평 규모의 정원이 만들어졌

 

형제씨는 사고가 난 28년 뒤 한 구필 화가의 이야기를 듣고 막연히 입에 붓을 물게 되었다. 그는

중학교 시절 서예을 했던 기억을 더듬어 붓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뼈를 깍는 노력 끝에

1999년 과 2000년에 대한민국 미술대상전에서 잇따라 두번이나 입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입상은 그 에게 붓으로 끌씨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고 가족들에게는 희망이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오랜동안 방황했던 그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기까지는 그의 곁을 꿋꿋히 지켜준

부모님의 사랑이 절대적이었다 부모애가 그 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수목원에는 붓꽃이 가득 피어 있었다 온실에는 각종 꽃가운데 사철채송화가 인상적이었다.

온실을 나오자 패랭이꽃이 우리 에게 손짓을 했다 특히 분재 모양의 수십개의 소나무가 발길을 잡았다.

 

미술관에는 대부분 나무가 들어가 있는 그림이 걸여 있었다. 형제씨가 그의 눈에 들어오던 나무들을

형상화 한 것이다 그림 에서는 독특한 힘을 뿜어내고 있었다 또 형제씨의 삶을 담은 비디오가

상영되어 보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이 정원에서 불굴의 정신이 빚어낸 '인간 승리'를 보면서 많은 관람객들이 용기희망을 얻고서 돌아갈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의 끊임 없는 대화가 흘러 나오는 듯 하고, 특히 입으로,

그린 그림보면서 "절망은 없다" 확신과 삶의 의지를 재 확인했다.

 

효석 최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