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의 생활(2)/최택만
수습기자 2
수습기자는 2인 1조로 편지국 정치부,경제부, 사회부, 문화부, 외신부 체육부 편집부 교정부 등 각부를 순회하며 그 부의 활동과 특성을 파악하는 교습이 있다. 각부 선배들은 열심히 자기부를 소개하고 특성을 중점적으로 설명해준다. 그러면서 수습기간이 끝나고 각부에 고정배치될 때 자기 부로 오라고 한다.
수습기자가 원하는 대로 배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원자가 많으면 그 부의 인기가 높아지기 때문에 그런 주문을 하는 것 같다. 저녁 퇴근 시간이 되면 선배들이 으례 막걸이 집이나 중국집으로 한 잔하러 가자고 한다. 선배들은 술잔에 술이 부어지기 무섭게 술을 마시고 잔을 건네주며 술을 먹으라고 재촉을 한다.
나는 그렇게 술을 먹어 보기는 처음이다. 술에 약한 편이어서 화장실을 다녀오는 척 하면서 약국으로 달려가 꿀탑이라는 위산제와 술깨는 약을 잔득 사먹고 몇개는 갖고 가서 먹지만 취기는 점점 달아오른다. 수습기자들이 골아 떨어지면 신문사 근처 여관으로 대려다 놓고 방값까지 지불하고 간다.
"의리"라는 점에서는 죽여준다. 다른 직장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의리다. 아침에 해장국 한 그릇하고 출근하면 선배들이 먼저 와 있기 일쑤다. 참 부지런 한 사람드이다.
사회부는 다른 부에 비해서 바쁜다. 그때는 유난히 연탄 사고로 숨진이가 많았다. 서울시 경찰청에 출입하는 팀장한테서 오는 전화(유선 직통)을 받으면 사망자 명단과 주소를 불러주면서 찾아가 사망자 사진과 가족 관계를 취재오라고 지시한다.
삼양동 산 번지나 금호동 산 번지는 한 번지에 몇채의 집이 있다. 문패를 보고 겨우 찾아가면 먼저 온 신문사나 방송사 기자가 사진을 몽땅 갖고 가벼렸다.빈손으로 회사에 가면 선배가 호통을 친다.
풀이 죽어 쪼그리고 있으면 전화 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으면 선배 기자가 기사를 부른다. 빨리 받지 않는다고 닥달이다. 참 고달프다. 나중에 알았지만 강훈련은 수습 기자를 기자로 기르는 방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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