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의 생활(4)/최택만
첫 특종기사
1개월동안 편집국내 각부 순환근무가 끝나니 전원 사회부로 집합이다. 속전속결의 수습기자 훈련이 목표다. 사회부 사건담당 차장(데스크)이 수습기자 전원에게 경찰서 취재를 명령했다. 한 사람이 서울 시내 경찰서 한군데를 담당한다.
나는 서울역앞 남대문 경찰서 출입을 명받았다. 그 당시는 조선 서울 등 7개 신문사 기자가 경찰서에서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다른 신문사 기자는 나보다 6개월에서 1년정도 먼저 경찰서 출입을 해 제법 기자 행세를 하는 것 같았다.
수습기자인 나도 그들처럼 형사실 등 이방저방을 돌아다니다가 서장실에 가니 여비서가 없고 방은 비어있다, 점심시간이라 식사를 하러 간 것 같았다.서장 집무실에 들어가니 무슨 차트가 걸려있었다. 내용을 보니 마약밀수단 계보와 국내 판매책에 대하여 상세하게 기록되어있었다.
주머니에서 취재수첩을 커내 정신 없이 베끼고 난뒤 그 방을 나왔다.이마에서 땀이 주르르 흘렀다. 기자실로 와 마음을 진정시키고 형사반장에게 가 우리 회사에 마약밀수단 제보가 들어 왔다며 두목이름을 대니 반장은 "그 놈 간도 크다"며 입을 열었다.
밀수한 마약이 무려 100억을 넘었다. 그리고 서장을 만나 똑같은 방벙으로 취재를 좀 하는 척 했다. 결국 두 사람한테서 취재를 한 것으로 둔갑을 시켰다. 휫바람을 불며 회사로 와 사건담당 데스크에게 말하니까 큰 사건이라며 빨리 쓰라고 했다.
두서없이 써내자 사건담당데스크는 눈깜작할 사이 엄청난 기사로 둔갑시킨 뒤 내일 사회면 특종기사로 쓰겠다고 했다. 나는 다음날 보충취재를 해 전화로 불러 주었다. 고참기자가 사회면 톱기사로 출고되었다고 했다.
최택만 대한언론 논설위원, 전 서울신문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