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기다림/ 최택만

봉은 2020. 3. 22. 08:06

 

그대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그대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드린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그대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찻집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그대 같다

 

아주 먼데서 오고 있는 그대를
기다리고 있는 이 순간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소리에
내 가슴은 쿵쿵 거린다

 

효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