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바람은 생각없이 분다고 생각했다/효석

봉은 2020. 5. 25. 18:17

바람은 생각없이 분다고 생각했다

 

바람은 바람의 아버지가 시키는데로

심하게 흔들리다가

마음 닿는 곳에서 잠시 쉬어가는 바람은

늘 그렇게 다녀간다고 생각했다

 

그 바람에게도 슬픔이 있어

울고 간다는 사실을

얼마전에야 난 알게 되었고

그 날도 바람이 불었다

 

바람에 슬픔이 무었인지

생각하고 있을 때

두득 얼굴에 빗물이 떨어지고

그건 바람의 눈물이었다

 

바람은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바람처럼 살아

가야한다는 것을

알고 슬펐던 것이다

 

바람이 먹구름 속에서

오락가락하고 있을 때

바람은 내 눈물이 되어

비처럼 다녀갔다

 

최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