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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속의 열병/최택만

봉은 2020. 5. 25. 21:13

가슴이 콜록거인다

 

지루하던 빗소리 이명처럼 을리는

녹녹한 들판에 지쳐 눕는 바람

그 바람에 스러지는 풀잎의 일생

풀잎에 떨어지는 이슬을 본다

 

투영하게 반짝이던 그리움하나

버거운 한 생애를 버텨 온 힘으로

짧은 생을 마감하는 풀잎의 눈물

그 눈물은 나의 내일을 예고한다 

 

메미 울음 뒤끝에 비치는 하늘

높고 푸른 하늘이 뻔뻔 스러워

불타는 산 말없이 속태우고

나 또한 아픔으로 속이 탄다

 

눈물마른 기억들이 되살아 나

한 밤을 꼬박 지새우니

몸과 마음이 깔깔하고

가슴 속은 열병을 앓고 있다

 

효석 최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