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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한 숨만 남긴다/최택만

봉은 2020. 7. 16. 15:06

공허한 기다림은

살아가는 과정의 한켠에 마련된

삶의 고유한 행위로 자리를 굳히고

포장된 진실 속에서

두께를 알 수 없는 세월은

그저 아름다운 언어로 변신한다

 

온 몸 던져 잡아 당긴 계절은

차가워진 바람으로 그리움 맞이하고

감춰진 세월 뒤로한 채

헛된 꿈에 마음 쏟아 붓고

어리석음의 날개를 펄럭인다

 

깊게 자리한 주름살을 원망하며

동심의 상상력을 총동원해

야생화에 애정 싣고 바라보지만

살아있는 사람끼리도

감정이 닿지 않으면 물체가 되듯

떠나가는 세월은 한 숨만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