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 2020. 7. 25. 11:26

말 한마디는 믿음이 됩니다

 

그대의 몸짓은 의미가 되고

그대의 말 한마디는 믿음이 됩니다

 

오늘도 그 얼굴에 비친 뜻은

곧 나의 신앙처럼 진리가 되어

숨수는 요소로 굳혀집니다

 

아, 그대의 입술이 떨고 있을 때

내 몸은 빨갓게 뜨궈지거늘

님이여, 오래 오래

웅장한 슾으로 서 있으세요

 

기다림

그대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그대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드린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그대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찻집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그대 같다

 

아주 먼데서 오고 있는 그대를
기다리고 있는 이 순간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소리에
내 가슴은 쿵쿵 거린다

 

인간사

인간사는 떠나는 길이며

인간사로 되돌아오는 길이기도 하지
사랑과 미움을 뒤로 두고

 

떠나는 길이기도 하지만

사랑과 기쁨의 땅으로

되돌아오는 길이기도 하지


시작도 끝도 없는

어느 길위에 토막진

하나의 길일테고


그대도 걷고 나도

걸을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길일테지

 

그대에게 가는 길

끝이 없다해도

기쁨으로 가는 길일테지

 

나는 그대와 함께

하루쯤 걸어보고

싶은 길일테지

 

녹색 계절의 사랑

 

세월은 바람 같이 파고들다가

말없이 빠져나가지만

젖은 눈빛에 적신 마음은

항상 당신을 향하고 있구나

 

내 마음은 가끔

외로움 뒤에 서 있다가도

온 마음을 끌어당기는

사랑의 힘에 몸을 맡긴다

 

밤을 지새우는 그리움이

가슴을 새까만 재로 만들지만

녹색 계절 우리만의 사랑이

재를 새싹의 밑거름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