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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향기를 찾자/효석

봉은 2020. 9. 8. 09:33

흔히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한다. 충고가 재앙이 된 경우가 흔치 않은데 범인(凡人) 입장에서야 양약고구(良藥苦口)를 갈파한 공자의 경지를 어찌 가늠하겠는가. 오히려 “좋은 말도 가려서 하고 충고도 살펴서 하라.”는 다산 정약용의 실존적 훈수가 마음에 더 와 닿을지 모른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 바싹 마른 충고는 상대에게 비수가 되어 박힐 수 있다. 화자(話子)인들 마음이 편할리 있겠는가. 가슴은 체한 듯 답답하고 머리는 온종일 지끈지끈할 것이다. 그래서 뒷구멍 험담막말만 난무할 뿐 충고가 사라지나 보다.

 

특히 정치인들의 말에는 독기가 서려있다. 외극에서는 정치인들이 유머나 재치 있는 위트를 즐겨 것과는 대조적이다 어른들은 물론이고 어린이들의 말도 무척 거칠어졌다 걸핏하면 욕이고 심하면 주먹도 오간다. 언어의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이해인 수녀는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라는 산문집에서 좋은 말, 긍정적인 말, 밝은 말을 더 많이 하고 사는 새봄이 되길 기도한다고 했다. 그 수도자는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나 격려하고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축복의 말을 해 주어야지"라고 다짐한다. 그는 언어의 순화와 언어를 통한 축복를 일깨워주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 모두 말의 향기를 찾아 나서야 할 때이다

 

효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