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월드컵 공원에서 부른 노래 / 효석

봉은 2020. 10. 7. 08:39


월드컵 공원에서 부른 노래 

월드컴 파크공원 잔디 위에는
내 어머니의 숨결 같은 바람이 일고
내 어머니 젖 내음 같은
흙의 향기로 가득하다


오늘이 아닌 어제에 내린
맑은 이슬 내 영혼을 깨우고

순결한 모습으로 현현하는 날
나는 월드컴 파크공원을 거닌다


10월의 뜰 안에는 하늘을 향한
내 영혼의 노래가 있다

 

미움도 사랑도 털어 버리고
혼으로 부르는 노래
내가 아닌 내 마음의 노래는

한도 끝도 없을 하늘을 향해 울려

 

퍼지고, 끝내는 정결한 빛살 속에서

하얀 꽃잎으로 떨어지고 있다


내 영혼의 노래는 잔잔하지만
내가 갖지 못한 은총으로 충만하다


버림으로 얻게 되는 그곳에는
가난한 너와 나는 없다


10월의 뜰 안으로 쏟아져 내리는

은총의 빛 아래, 내 영혼은
순백하고 정결 한 마음으로
이별 아닌 사랑 노래를 부르고 싶다

 

최택만 시화 선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