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애가(恐愛家) 20여 분/효석
제 친구 가운데 공처가(恐妻家) 많다. 공처가는 문자 그대로 아내를 굉장히 무서워하는 사람을 말한다. 공처가는 이런 공처가가 있는가 하면 아내를 공경하리만큼 소중히 여기는 사람(恭妻家)가 있는가 있다. 또 다른 공처가(空妻家)도 있다. 후자 공처가는 아내를 아예 관심 밖에 두고 제 일에만 열중하는 타임의 사람을 말한다.
이 3개의 공처가가 가운데 나는 일만하는 공처가에 속한다고 할까? 요즘 노인들 가운데는 恐妻家가 있는 많은 이유는 경제권(經濟權)이 없기 때문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남자들의 월급을 집으로 송금하는 제도를 만들면서 집사람에게 용돈을 타 쓰는 신세가 되면서 대부분 恐妻家가 되기 시작했다.
노인이 된 이들의 恐妻症勢는 참으로 비참할 정도이다. 하루 용돈으로 5천 원을 주는 처가 많다고 한다. 다행히 지하철이 공짜여서 교통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버스를 탈 때는 하루 용돈이 날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공처가(恭妻家)는 별로 많지 않지만 그 이유를 보면 생활비를 제대로 벌지 못해 아내가 일해서 생활비는 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친한 친구 한 명하게 恭妻家가 된 연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말했다.
원래 박봉에 시달리는 학교생활에다가 유학까지 5년 동안 하였고 보면 그동안의 가정경제란 자신의 소득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부인은 신혼생활의 단꿈마저 언감생심이었다. 여학교 때부터 읽혀온 피아노 개인 교수로 돈을 벌어 그럭저럭 살림을 꾸려나가야 했고 많을 때는 20여 명을 가르치는 바람에 고운 손가락에 못이 박힐 정도로 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는 어젯 밤에 20여 분 동안 공처가가 아닌 恐愛家가 되었습니다. 님을 두려워 하는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앞으로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때는 그 이유를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恐愛家는 제가 만든 용어이나 만들고 보니 그런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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