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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은 매 순간 축복이다/효석

봉은 2020. 10. 13. 17:47

사계절은 매 순간 축복이다.

가을이 지나는 길목은 쓸쓸하지 않으며,

겨울이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는

봄의 경치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한다.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간에 필요한 모습으로

완성되어가는 것이다.

 

어느새 흰머리가 어깨 위로 날리면

그건 그것대로 아름답고,

미소 진 입가의 주름도 인생의 채색화다.

 

시간이 만들어 준 자화상을 거부하는 것은

계절이 비닐하우스에서 애초의 리듬을

잃은 채 갇혀 지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놓아야 할 때와 떠날 때를 아는 삶은
빛난다.

그런 이의 얼굴에는 세월의 진액이 그득하다.

비발디의 ‘사계’가 문득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