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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내린 날의 일기 /효석

봉은 2020. 12. 8. 05:37

첫눈 내린 날의 일기

어릴적에 온누리에 눈이 내리면

우리는 어린이 대공원에 쌓인

눈에 빠알간 하트를 그려넣고

불멸의 사랑꽃을 피워냈다

 

훈훈한 첫눈이 내린 날

우리는 눈꽃이 핀 나목(裸木)에

오색의 찬연한 전등을 달아놓고

우리를 위한 X-트리를 만들었다

 

정결한 천눈이 내린 날

우리는 조촐한 찻집에 마주 앉아

정이 듬북담긴 대화를 나누며

영원한 우정과 사랑을 약속했다

 

소담한 첫눈이 내린 날 우리는

저녁 무렵 온라인에서 다시 만나

"우리 자기" "너무 소중해"를

 캐롤을 만들어 노래했습니다

 

최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