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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처럼 물들고 싶습니다/효석 최택만
봉은
2019. 10. 31. 19:39
단풍처럼 물들고 싶습니다
찬 바람과 이슬이 고운 옷을 입을 수 있게
어루만지며 가을을 살포시 내려놓고 있습니다
이 가을이 물러가기 전에 천지사방에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단풍처럼 물들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며 새벽이슬을
받을 수 있는 작지만 따뜻한 두손이 되렵니다
붉게 물든 고운 빛깔의 단풍이 아닐지라도
비록 때깔이 탐나지 않을지라도 단풍이면 좋습니다
찬 바람에 떨어지는 빛바랜 낙엽이 될지라도
고운 동화를 남기는 계절의 전령사가 되고 싶습니다
한가을의 칼바람이 가슴을 할 뀐다하더라도
뭇사람의 진정한 동반자가 되길 간구합니다
2019년 10월 31일
효석 최택만 전 서울신문 주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