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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진정한 친구 / 효석 최택만

봉은 2019. 11. 6. 09:53

   


노년의 진정한 친구


나는 가끔 서울대공원 산림욕장 길을 걷는다. 이 공원에는 시가 쓰여 있는 시판(詩板)이 있. 대공원 시판에는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와 김춘수의 '', 그리고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걸려있다.


나는 이 시들을 읽어 나가다가 나도 모르게 김춘수의 '' 앞에 멈추어서 서너 번 읽었다. '' 시는 이렇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중략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 지지 않는 하나의 몸짓이 되고 싶다"

 

서로가 서로에게 무엇이 되는 것, 관계 맺기를 이 시는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흔히 늙으면 관계 맺기가 끝나간다고 말한다. 인간은 태어나서 관계 맺기를 시작하여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이 활발해지면서 관계 맺기가 꽃을 피었다가 늙어가면서 맺기가 준다고 한다다.


그러나 위의 관계 맺기는 양적인 측면에서 본 시각이 아닌가 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수()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늙어서 관계 맺기가 쇠약해진다는 말에 동의할 수가 없다


젊었을 때 많은 사람 관계 맺기가 왕성하다고 보는 관점을 질()을 외면한 것이다. 한 사람이라도 관계가 깊어서 열사람 아니 백사람의 관계보다 넓은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한 두사람의 진정한 친구를 갖는 사람이 행복하다. 모든 비밀을 말할 수 있고 들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 친구야 말로 진정한 친구가 아닌가.


최택만 수필집, 수필과 사진이 있는 찾집에서

추고 :  수필집의 원문 보다는 맗이 줄였습니다, 카톡은 일반 서적과 달리 핸드폰을 통해 읽는 것이 다반사여서 긴 문장은 어울리지 않아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