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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으로 강타당한 한국경제/최택만

봉은 2020. 2. 23. 07:22

우한 폐렴으로 강타당한 한국 경제

 

우한 폐렴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외 관광객 감소와 내국인의 외출 자제 여파로 내수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완성차 업체들이 일부 가동중단(셧다운)에 들어가는 등 제조업계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우한 폐렴은 주로 수출에 영향을 준 사스나 피해가 내수에 집중된 메르스와 달리 수출과 내수 모두에 복합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다 우한 폐렴이란 악성 바이러스로 인해 한국경제는 치명타를 입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타이완과 함께 중국 경제 부침(浮沈)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 세계 경제에도 적잖이 여향을 줄 전망이다. 그래서 폐렴 이후 중국경제를 예의주시하자 읺을 수 없다. .

 

폐렴이후 중국경제

시진평 주석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악마라고 말했듯이 우한 폐렴은 중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분야는 관광 산업이다. 중국 정부의 국내외 단체 관광 금지 조치에 따라 주요 관광지들은 이미 폐쇄됐다. 최대 관광지인 베이징의 자금성을 비롯해 만리장성의 바다링(八達嶺)을 포함한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시안의 인기 관광지인 진시황릉 병마용 등 지역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관광지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게다가 영화관을 비롯해 뮤지컬이나 음악회 등이 열리는 각종 공연장도 휴업에 들어갔다. 또 식당, 쇼핑몰, 백화점, 호텔 등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중국 국민들은 대부분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가계소비와 맞물린 서비스 산업이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특히 우한 폐렴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중국 경제에 더욱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센터가 내놓은 2004년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로 중국 경제의 피해액은 253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GDP 성장률은 1~2%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었다.

 

각국 경제연구소도 중국의 GDP 성장률이 사스로 인해 1~2%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었다. 그런데 중국 서비스 산업은 사스 때보다 비중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이번 우한 폐렴에 따른 피해 규모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미국의 중국 전문 연구기관인 플리넘(Plenum)우한 폐렴으로 인해 서비스 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최대 4% 포인트 하락한 2%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우한 폐렴으로 올해 중국 실질 GDP 성장률이 1%p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은 중국 정부가 3개월 내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제한다면 경제성장률은 0.8% 포인트, 9개월간 지속된다면 1.9% 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톈레이 황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국은 대규모 재정적자 상태라면서 사스 때처럼 경기 부양을 시도할 여지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우한 폐렴 사태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가 무색한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을 빠르게 통제하지 못하면 단기적으로 내수 시장이 침체되고, 중기적으로 전 산업이 타격을, 장기적으로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한 폐렴으로 자칫하면 시 주석의 중국몽이 일장춘몽이 될 수도 있다.

 

한국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우한 폐렴으로 인해 올해 1분기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이 0.8%에서 최대 1.7% 포인트 정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장들의 가동률이 이번 주부터 빠르게 올라간다면 1분기에 최대 1.1% 포인트 정도 하락하는 데서 그칠 거다. 하지만 우한 폐렴으로 중국 제조업 가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의 경우 최대 1.7% 포인트까지 하락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미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투자은행과 연구기관들은 올해 한국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하향한 2,1% 수준이다. 제이피 모건 체이스는 1.8%, 소시에테 제네랄은 1.7%로 각각 2%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관련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올해 한국의 투자 증가율 전망치 평균은 지난달 2.0%에서 이달 1.9%로 내려갔다. 가장 비관적으로 전망한 홍콩상하이은행(HSBC)0.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및 투자 전망치가 내려간 것은 1월 말부터 본격화된 신종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2.5%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경우에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2.0%로 낮췄다. 한은도 당초 예상한 2.3% 경제성장률 달성이도 어렵다고 예상했다.

 

KDI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내국인의 외부활동 위축이 숙박·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내 광공업생산도 일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활동 위축 정도가 2003년 사스 당시보다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의 동력(動力)인 수출과 투자 전망치가 내려간 것은 1월말부터 본격화된 신종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2.8%에서 2.5%0.3%포인트 낮췄다. 앞서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도 사태 장기화 시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0.30%포인트 낮췄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5%에서 2.3%0.2%포인트 낮췄다.

 

재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로 1분기 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추경을 한다면 빨리 하는 것이 경기 대응에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진작도 쉽지 않다. 기재부는 2102019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를 내놓았다. 작년 국세 수입은 2935000억 원으로 세입 예산보다 13000억 원 적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이후 5년 만에 세수 펑크’(세수 결손)가 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남긴 재정 흑자로 2018년까지는 그럭저럭 세수 펑크를 내지 않았으나 지난해 적자로 경기활성화를 위한 재적 확대는 물론 선거 때 마다 표를 의식한 퍼주기 등 선심정책이 어렵게 되고 있다

 

본원적인 대책이 필요

문재인 정부는 세계 어느 국가도 시행하지 않은 소득주도 성장(소주성) 정책을 취임 초부터 추진했다. 소주성과 복지 증대가 문 정부의 정책 구호다. 소주성 정책의 골격은 일자리 확대와 비정규적은 정규직 전환,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 등이고 복지정책은 의료보험 보장성 확대와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의 수혜 확대 등이다.

 

한국처럼 가계부채가 많은 나라에서 서민의 소득을 늘린다고 해서 소비가 늘지 않아서 소주성 정책을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정책이다. 복지정책은 재원 조달하기 어려워 이것마저 힘들다. 문 정부 초기에 재산세가 종합부동산세를 올리지 않고 초과 새수와 고용보험 및 전력기금의 여유자금을 최대한 활용해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 돈으로 마구 쏟아내는 선심복지 재원을 마련할 수가 없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

 

그러자 법인세 인상,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올렸지만 앞서 본 대로 5년 만에 최대의 세수 펑크를 내고 말았다. 정부 경제정책 실패에다 우한 폐렴이 강타하면서 경제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대응책은 오직 한 길 밖에 없다. 소주성 정책과 선거 때마다 표를 의식한 선심성 복지정책을 폐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정의 최고 책임자는 경제 정책의 실패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경제 각료를 전원 교체한 뒤 새로운 경제팀으로 하여금 신경제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최택만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대한언론(大韓言論)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