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대학원 윌호이트 교수의 매스컴론도 미국언론을 익히는 데 적지 않은 교량역을 했다. 인디애나 대학 신문대학원에는 외국 유학생이 없다. 매스컴론 수강학생 가운데 필자만이 외국인이었다. 그래서 강의실에 들어가면 많은 시선이 우리에게 쏠렸다. 본임이 현역기자라는 데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았다.
윌호이트 교수가 강의 첫 시간에 “한국의 중년기자 1명이 이번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며 1백여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소개를 시켰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저에게 색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다. KAL사건․랑군사건 때는 강의시작 전 분노와 애도의 말을 아끼지 했다. 그는 강의에서 시청각 교자재를 크게 활용, 생동감 있는 강의를 했고, 신문 기사를 자주 분석 비판하는 등 이론보다는 실제 응용에 접하는 교육을 했다.
미국 대학의 특이점은 방대한 실습시설과 많은 장서를 가진 도서관이라는 것은 출국 전에도 들은 바 있지만 실제 접해본 이들 시설은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들 시설이나 기자재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다면 연수 1년은 참으로 보람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기자가 곧잘 갔던 어학실습실은 영어만이 아니고 주요 나라의 모든 말을 들을 수 있고 그것도 저명인사의 연설, 주요 소설 녹음 테이프 등이 다채롭게 비치되어 있다. 유명한 시인의 자작시 낭독, 고전음악까지 들을 수 있어 어학실습실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이다. 방송관계에 관심이 있는 유학생이라면 이들 테이프를 녹음해 둔다면 귀중한 자료가 될 것 같았다. 이 어학실습실을 외국학생뿐 아니라 미국학생들도 즐겨 찾는 이유가 자료의 풍부함 때문이었다.
도서관 역시 책을 빌리는 장소의 차원을 훨씬 넘어 있다. 비디오 시설이 잘 돼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학생 각자가 언제나 VTR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은 수가 확보돼 있다.
컴퓨터 실습실 옆의 ‘프라토’교실도 외국 유학생들에겐 유익한 시설이다. 컴퓨터를 이용해 리딩속도, 이해도를 측정해 주는 것이 이 교실이다. 이 프로그램은 몇분 동안 몇자를 읽었고 읽은 교재에 대한 이해는 몇%라는 채점이 즉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