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치외교의 중심지 워싱턴을 찾아서
대학생들과 함께 워싱턴에 왔을 때 '벼락치기 관광'을 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그래서 겨울 방학을 맞으면서 워싱톤과 뉴욕을 다시 구경하기로 했다. 인디애나에서 타고 온 승용차는 캠프장에 세워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관광하기로 했다.
워싱턴에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백악관. 먼저 입장권을 사기 위해서 매표소에 갔더니 오늘 입장권이 매진되었다고 한다. 암표 장사들이 표를 권했지만 그곳 외에도 구경할 곳이 많아서 백악관 내부를 보는 것은 포기했다.
백악관과 함께 워싱턴 관광의 진수는 국회의사당이다. 1800년에 필라델피아에서 이곳으로 옮겨진 이래 미합중국의 상징이 된 의사당은 복고 형식의 건물로 밤에 의사당 둥근 지붕 꼭대기에 불빛이 빛나면 국회가 아직 열리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워싱톤에 가면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꼭 봐야 한다는 인디애나 학생들의 권유가 있어서 그 곳을 찾아갔다. 입장료가 무료였다. 이 박물관은 역사적인 유물과 순수 예술작품들의 정수를 모아 놓고 있다. 13개의 박물관과 미술관 및 동물원이 있다.
이 가운데 자연사박물관은 지구의 형성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동물 식물 광물 등 모든 것이 있다. 자연 그대로 세트안에 새와 동물들 ,유사이래 생물 화석, 에스키모와 인디언의 생활, 보석 등을 전시하고 있어 보고 또 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1층 중앙에는 세계 최대의 아프리카 코끼리 박재가 있다. 이 박물관에는 공룡 화석과 44, 5캐럿의 세계 최대의 블루 다이아몬드 '호프'와 330캐럿의 '스타 오브 아시아'라고 불리는 사파이어가 눈길을 끈다.
링컨 박물관과 제퍼슨 기념관 등등 하루 종일 봐도 다 볼 수가 없다. 이쯤해서 다른 곳을 찾자는 가족들의 말이 있어서 다시 포토맥 강을 건너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다. 약 250만 평방미터의 묘지에는 국민적 영웅이나 미국 건국 이래 전쟁에서 희생된 약 20만 명 이상의 영혼들이 잡들고 있다.
그 중에는 1963년 유세 도중 댈러스에서 암살된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묘가 중앙부에 자리잡고 있다. 케네디 묘 앞에는 영원히 꺼지지 않은 불길이 타고 있고 맞은 편 왼쪽에는 암살된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 묘가 있다.
돌아오는 길에 워싱톤 근교에 위치한 루레이 동굴을 찾았다. 쉐난도 국립공원에 위치한 석회암 동굴은 1878년 발견되 이래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아기자기한 종유석을 이용한 파이프 오르간의 연주 음률이 아직도 귀에 선하다.
신문 연구 1984년 2월호
최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