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어디로 떠나고 싶던 날 / 효석 최택만

봉은 2020. 3. 1. 16:06

어디로 떠나고 싶던 날

 

어디로 떠나고 싶던 날

산 속에서 헤매는

노루가 되고 싶은 그런 날 그

런 날이 없던가.

 

냇가의 돌밭을 걷거나

너른 바위에 걸터앉아

풋내나는 바람쐬고 싶은

그런 날이 없던가.

 

바다로 내 달아 철썩대는

파도소리를 듣거나

청아한 물보라를 안아 보던

그런 날이 없던가. 들

 

판 논두렁에 주저앉아

막걸리 한 사발 나누던

그 옛날을 떠올리고

싶은 그런 날이 없던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무작정 만나고 싶은

그런 날이 없던가.

 

막상 나서면 갈 곳이 없어

마음만 헤매다 심란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는

그런 날이 없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