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기관원의 구속
검찰청과 법원에 나간지 1년을 넘으면서 법원 영장계 사람들과 제법 친해졌다. 하루는 구내매점에 가 담배를 사고 있는데 영장계 직원 최모씨가 아마 그도 담배를 사려고 매정에 온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담배 한 갑을 사서 주었다. 그러면서 "재미있은 사건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망설이다가 비밀영장으로 들어 온 피의자(범인) 가운데 대어(大漁,거물급)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힌트만 주고 자기 방으로 가버렸다. 이 사건을 취재하려면 장기전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하루에 조금씩 알아내어 짜깁기식으로 취재를 하기로 각오했다. 우선 영장게장을 찾아가 "오늘 대어가 들어왔죠?"하니까 그는 깜작 놀랐다. 어떻게 알았느냐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오늘은 취재 실패다 하고 물러나왔다.
다음 날 영장계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 XX 한정식점에서 점심 때 만나자고 했다. 점심 식사를 하면서 그 대어의 소속만 알려달라고 했다. 그는 멈칫멏칫 하더니 청와대라고 말하고 더 이상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대어 중의 대어가 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 영장계장에게 찾아가 " 청와대 인사 종로경찰서에 수감되어 있죠"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물어 볼 필요도 없이 청와대의 피의자 관할지는 종로서인 것은 상식이다. (청와대가 종로구에 있으므로)
다만 영장계장에게 내가 대어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리기 위해서 그렇게 물은 것이다. 그래서 종로경찰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감방에 수감되어 있는 청와대 직원이 있는데 그 사람 이름과 직급을 알아달라고 요청했다.
우리 기지가 감방에 수감되어 있는 청와대 직원 사진을 찍겠다니 감방 담당자가 그건 '절대로 안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럼 사진을 안 찍을 테니 그 사람 직책만 알려달라고 해서 청와대 통신계장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청와대 줄입기자를 통해 통신계장 이름은 쉽게 알아 내었다. 김모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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