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에 검은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저성장시대로 진입한 경제에 코로나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외경제 요인도 좋지 않다. 무역환경이 자유무역 시대에서 자국 우선주의로 선회해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미·중 간 갈등도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앞으로 생산가능인구가 매년 20~40만명씩 줄어 경제가 예전처럼 굴러갈 리 없다. 지금 우리 상황과 비슷했던 잃어버린 20년을 담아가고 있다 일본 10년간 집값은 반 토막 났고, 20년간 GDP는 제자리에 머물렀으며, 세수는 40%가 줄고, 주식 가격은 4분의 1이 되었다.
지난 6월 국제결제은행은 한국 민간 부채가 너무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고 경고했다. 이미 가계 부채가 경고 수위를 넘었고, 코로나로 인한 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은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가늠조차 안 된다. 여기에 청년들은 빚내서 부동산과 주식 투기에 뛰어들고 있고, 정부는 빚내서 국민에게 돈을 뿌리고 있다.
지금 당면한 수출 환경 변화, 인구 절벽, 부채 위기의 삼중고의 파고가 몰려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코로나에 가려 제대로 인식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여권은 반기업 정책을 더 강화하고 있고, 노동계는 최저임금을 25%나 요구하는 등 위기의식이 전혀 없다.
지금처럼 가면 경제는 회복 불능이다. 당장의 어려움은 재정으로 때울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정부 부채가 GDP 50%를 넘어갈 내년 이후에는 국제금융시장의 태도도 바뀔 것이다. 빚투성이 나라에 누가 돈을 빌려주겠나.
문정부가 지금처럼 '공정' 프레임만 외치다 보면 진짜 위기가 온다. 현재 상황에서 유일한 해법은 새로운 산업에 대한 규제를 없애고, 기업 투자 마인드를 살려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고 빚도 갚을 수 있다. 또 부동산 투기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인 정부는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며 천하 태평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리는데 모르세다. 그런데 국민마저 문정부의 퍼주기 인기영합주의에 빠져 있다. 정부나 국민 모두 하루 빨리 영합주의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최택만 전 서울신문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