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제 고희(古稀) 황혼길 밟으면서
쓸쓸히 걷다가 뒤돌아보니
인생길 구비마다 그리움이 고였음이라
힘들고 고달픈 인생길이었지만
쓰라린 아픔 속에서도 산새는 울고
엄동설한(嚴冬雪寒) 속에서도
동백꽃은 길가에 가득 피었음이라
고달픔 속에서도 살아갈 이유 있음은
내 안에는 사랑 시(詩)가 있었고
내 안에 님이 숨쉬고 있음이라
어두운 밤, 찬연한 별이 뜨듯이
나 사는 외로움 속에서도 들꽃은 피고
새들이 노래하는 푸른 숲도 있음이라
나 슬픔 속에서도 행복한 날이 있었고
나 아픔 속에서도 님이 계시니
내 안에 가득 행복이 있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