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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달을 보며 /효석

봉은 2020. 10. 1. 08:32

추석 달을 보며

그대 안에는

 

장독대에 정한수 떠놓고

손바닥이 닳도록
빌고 또 빌던

돌아가신 어머니 환영(幻影)이

살아서 숨쉬고 있나 보다

 

밝고 밝은 그대안에는
화나실 일이 있어도 헛기침만 하시던

돌아가신 아버지 영상이

살아서 비치고 있나보다

 

고향의 인정이
밤나무의 추억처럼
익어가고

날새는 줄 모르고

달맞이 하던 어릴적 친구 모습이

훤하게 담겨져 있나보다

 

고향의 대추보다 붉은
감나무잎이
살랑이는

코스모스가

숨겨져 있나보다

 

늘 그립고 늘 보고픈 고향
발길이 가기도 전에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는

내 마음이 담겨져 있나보다

 

효석 최택만 전 서울신문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