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달을 보며
그대 안에는
장독대에 정한수 떠놓고
손바닥이 닳도록
빌고 또 빌던
돌아가신 어머니 환영(幻影)이
살아서 숨쉬고 있나 보다
밝고 밝은 그대안에는
화나실 일이 있어도 헛기침만 하시던
돌아가신 아버지 영상이
살아서 비치고 있나보다
고향의 인정이
밤나무의 추억처럼
익어가고
날새는 줄 모르고
달맞이 하던 어릴적 친구 모습이
훤하게 담겨져 있나보다
고향의 대추보다 붉은
감나무잎이
살랑이는
코스모스가
숨겨져 있나보다
늘 그립고 늘 보고픈 고향
발길이 가기도 전에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는
내 마음이 담겨져 있나보다
효석 최택만 전 서울신문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