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사에 가슴을 묻고
불암사에 산문 하나 열어놓고
무거운 삶 보따리 풀어헤치며
굴레에서 자유롭게 벗어나
푸른 순결로 내 영혼 씻고
내 숨의 높이와 깊이를 재며
봄이 오는 산사에 오른다
목마른 산새들은
바위의 패인 가슴에서 흐르는
한 줌의 물로 목을 축이고
허공에 치솟는 열망으로 유희를 하다
정결하고 포근한 산사에
살포시 내려 앉는다
바위에 걸터앉은 조팝나무 숨결이
따뜻한 마음 한 점 바람 앞에 건네주며
산사 가득히 풋풋한 향내 품어내니
현현한 불암사에 이 가슴도 함께 묻고
하늘에서 내린 이슬을 내 영혼에 뿌리며
그렇게 살고 싶다
효석 최택만 전서울신문 논설고문 전 교수신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