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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을 읽으며/효석

봉은 2020. 10. 15. 17:18

메밀꽃 필 무렵(1)

요즘 필자는 한국의 단편소설에 매료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지내고 있다. 물론 사랑 시를 쓰는 열정을 좀 식히자는 의도도 있다. 그런 때에 나에게 노크한 것이 단편 소설이다.

"감동적인 그 무엇, 절대적인 에센스로 추출한 인간 조건의 열정적인 순간"이 시(詩)이고 미국의 단편소설의 거장 윌리엄 포크너는 말했다. 그 다음으로 가장 엄격한 문학 형태가 바로 단편소설이라고 했다.

한국의 단편소설에 대해서 좀 더 알기 위해 192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창작되기 시작하면서 찬란한 빛을 내게된 단편소설을 읽고 있는 것이다. 오늘 그중에도 익히 알려진 메밀꽃 필 무렵(이효석)을 재독(再讀)했다.

이 단편소설은 한국 사람에게는 누구나 고향으로 느껴지는 시골 정경이 나타나며, 생활에 밀착된 토착어를 자연스럽게 살려 시골의 유랑적인 장돌뱅이의 세계를 정감있게 다루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읽히고, 사랑 받는 작품, 우리 문학사에 몇 안 되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달이 환하게 비치는 메밀밭 사이를 걷는 풍경의 묘사가 이 작품의 표현대로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당장이라고 메밀꽃 향기가 풍겨 나오는 것 같다.

허 생원은 결혼도 하지 못하고 벌어놓은 돈도 없어서 꽤 나이가 들었는데도 여기저기 장을 떠돌면서 물건을 파는 장돌뱅이의 삶을 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참 불쌍한 것 같은데... 그런데도 그의 삶이 아주 쓸쓸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의 곁을 지켜주고 그의 손길에 격하게 반응해 주는 나귀도 한 마리 있습니다.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혈육일지도 모르는 동이와 잠시나마 동행하며 따뜻함도 느낀다.

 

다음 단편소설은 벙어리 삼룡이(2)

 

2020년 10월 15일

효석(曉石) 최택만

 

추고 : 작가의 이름은 이효석(李孝石)이고 필자의 호 효석(曉石)은 발음이 같으나 뜻은 다르다. 孝는 효도 효이고 나의 曉는 새벽 효다. 작명가가는 당신은 언론인이니까 아침까지 술에 취해 있는 공무원들을 보면 새벽 돌로 혼을 내주라는 뜻에서 이 호를 지어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