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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에서 부른 노래 / 효석

봉은 2020. 11. 17. 17:25

양평에서 부른 노래

11월의 양평 파크공원 잔듸 위에는
내 어머니의 숨결 같은 바람이 일고
내 어머니 젖 내음 같은
흙의 향기로 가득하다

.
오늘이 아닌 어제 낮에 뿌리던
하얀 서설이 내 영혼을 깨우고

순결한 모습으로 현현하는 날
나는 양평 파크공원을 거닌다.

11월의 뜰 안에는 하늘을 향한
내 영혼의 노래가 있다
미움도 사랑도 훌훌 털어 버리고
혼으로 부르는 노래

내가 아닌 내 마음의 노래는

한도 끝도 없을 하늘을 향해 울려

퍼지고, 끝내는 정결한 빛살 속에서
하얀 꽃잎으로 떨어진다

내 영혼의 노래는 잔잔하지만
내가 갖지 못한 은총으로 충만하다
버림으로 얻게되는 그곳에는
가난한 너와 나는 없다

11월의 뜰 안으로 쏟아져 내리는

은총의 빛 아래, 내 영혼은
순백하고 정결한 마음으로
이별아닌 사랑 노래를 부른다

 

2019년 11월

효석 최택만 (전 서울신문 주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