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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내리는 날/오늘의 시

봉은 2020. 11. 30. 20:19

아득한 이름 하나
차디찬 허공을 건너와
메마른 내 손등에 닿는다


첫 눈이 오면 만나자는

약속은 아득한 시간 너머
하얀 그리움이 되고


눈내린 덕수궁 돌담길을 돌아
시린 세상을 건너
무거운 내 어깨를 토닥이나


첫 눈의 아련한 추억은
오랜 세월 지나며
소복소복 쌓여만 가고


풍요롭게 내리는 첫눈이

내 마음에 가득 차는데
오늘은 내 님을 만나려나

최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