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에 온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고 전화 통화만 했다. 공항에 아무도 영접을 나가지 않았다.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펠로시는 밀월관계인 일본·대만은 물론 동맹국도 아닌 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서도 국가 정상을 만났다.
윤 대통령의 휴가 일정 때문이라지만 단단히 잘못됐다. 펠로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도한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압력 때 제동을 걸었고, 위안부 규탄 결의안 하원 통과를 주도하며 일본의 사과를 촉구한 한국의 친구다.
소홀한 응대는 방한이 미·중 갈등의 상징인 대만 방문 직후에 이뤄지는 바람에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말로는 한·미 동맹 강화 외치면서 중국 의식해 펠로시 만나지 않았다면 그것도 말이 안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윤 대통령이 펠로시를 냉대했다”고 했다. 한·미 동맹 강화를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외쳐 온 윤 정부 기조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펠로시 홀대의 본질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기에 앞서 한국 외교가 엉망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최택만 전 서울신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