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적인 후쿠오카 여행(3)
맛이 산듯한 시오라멘
후쿠오카의 옛 지명은 ‘하카타(博多, はかた)’다. 중세부터 무역 도시로 번창해 다양한 식재료가 오갔고 해산물도 풍부했다. 에도시대부터 쓰인 하카타라는 지명은 후쿠오카 시로 바뀐 현재에도 하카타역, 하카타항 등 여전히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후쿠오카는 지리적으로 부산과 인접하며 문화적인 공통점도 많다.
후쿠오카의 3대 음식은 하카타 라멘(博多ラ?メン), 멘타이코(明太子), 모쓰나베(もつ鍋)다. 돼지 뼈를 진하게 고아 낸 국물이 특징인 하카타식 돈코츠 라멘(豚骨ラ?メン)은 널리 알려진 음식이고, 모쓰나베는 일본식 곱창전골이다.
후쿠오카에서 유명한 모쓰나베 요리점은 사치(モツ料理 幸)다. 이 음식점에 들어가니 관광객은 눈에 띄지 않았다. 입 크기로 썬 곱창과 양배추, 부추, 마늘을 수북이 올린 냄비가 끓는 사이, 이 집의 또 다른 인기 메뉴인 쇠고기 다다키(牛たたき, 일본식 육회)를 애피타이저로 삼으면 좋다.
후쿠오카 명란젓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은 저녁 식사를 마친 늦은 저녁 무렵 덴진미나미(天神南) 지하철역 인근으로 가면된다. 이 도시의 명물인 야타이(屋台, 일본식 포장마차)와 멘타이코 요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해가 지면 이미 영업이 끝 난 다이마루 백화점 앞으로 500미터 길이의 덴진 야타이가 들어선다. 야타이의 원조는 나카스 강변이지만 아무래도 전형적인 관광지 같아서 야타이 분위기를 느끼기엔 덴진 쪽이 낫다. 가장 북적이는 곳은 초입에 자리한 야타이야 푠키치(屋台屋ぴょんきち)다.
명란으로 속을 채운 이곳 멘타이코 야키교자는 관광객이 한번은 맛봐야 할 별미다. 옆 사람과 닿을 만큼 다닥다닥 붙어 앉아 주인장 안병승(재일 교포)씨와 한국어로 몇 마디 주고받으며 자몽 사와를 들이키면서 야키교자을 먹으며 이색여행을 끝냈다, 후쿠오카 굿바이!!!
최택만 전 서울신문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