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의 벌세 후 국민연금의 의결권행사 주요한 사회 문제와 경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조회장의 나이 70세는 요즘 기대수명으로 따지면 일찍 세상을 떠난 거나 다름 없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고 의결권행사는 이 분명하다. 경제적으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행사를 축소해야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한마디로 대기업에 대한 의결권행사는 사회주의식 개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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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양호 회장은 매출 4조원대의 그룹을 12조원대의 대기업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고 항공노선을 전 세계로 확대하면서 항공물류의 원활한 소통으로 수출에 크게 공헌한 재계 인사이다. 그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장녀인 조현아 씨의 땅콩 회항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도미노식으로 조양호 회장 일가의 치부가 공개되어 비난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정당국이 공적 사항과 사적 사항, 기업 경영과 형사 사건은 엄연히 분리, 처리되는 게 합당하지만 한진그룹이 비난의 대싱이 되고 여론이 나빠지면서 별개의 사항으로 보지 않고 전방위 압력이 가해졌다. 한진그룹 수사의 계기는 지난해 3월 조 회장 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이다.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하는 광고 업체 직원에게 유리컵을 던지고 음료를 뿌렸다는 것이다.
경찰은 그에게 특수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결국 이 사건을 작년 10월 무혐의 처분했다. 그래서 "경찰이 여론에 편승한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그 이후에도 경찰·검찰·국세청·관세청 등 11개 정부 기관의 조사와 수사가 이어졌다. 조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 검찰은 폭행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으로 혐의를 바꿔가며 두 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법원에서 기각됐다. 또한 검찰은 조 회장에 대해 90억 원대 배임 등 다섯 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이 역시 기각됐다.
관세청은 지난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조 회장 자택 등 7곳을 압수 수색했다. 그 직후 "조 회장 자택에 '비밀의 방'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추가 압수 수색을 했지만 허탕을 쳤다. 지난해 한진그룹을 상대로 한 압수 수색은 공개된 것만 18회이고 총수 일가는 14차례 포토라인에 섰다.
국가 기관의 이런 공세는 지난 3월말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이 대한항공 등기이사직을 박탈당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하고 일부 외국인·소액 주주들이 가세한 결과였다.
조 회장의 사인은 폐질환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1년간 수사기관을 중심으로 한 현 정부의 한진 오너 가족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이 그에게 큰 심리적 부담을 줬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재계에선 "조 회장이 일련의 사태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말이 나온다. (교수신문 게재)
최택만 교수신문 주필, 전 서울신문 논설고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