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환의 행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애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로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 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 그러면 안녕!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청마 유치환 선생이 이리도 깊이 사랑하던 사람은 이영도 시조 시인이다
당시 통영여중의 교사로 있던 이 시인은 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시조를 쓰며 살다 청의 사랑을 듬북 받는다.
청마 선생은 이영도 시인을 향해 죽는 날까지 쉬지 않고 수백통이의 연모 편지를 써 보냈고 이 시인은 편지를 소중히 보관해 두었다..
유치환은 1908년 경남 충무에서 출생하여 동래고보를 졸업하였고 연희전문에서 수학하였다.
1931년 정적(靜寂)을 발표하고 등단했으며 첫시집 '청마시초' '생명의 서(書)' '울릉도' '보병과 더불어' '미류나무와 남풍' 등의 시집을 간행했다.
통영에는 파크골프장이 없다. 부산에 가면 심락다이나믹 36홀 파크장을 비롯해 4개의 골프장이 있다.
최택만 교수신문 주필. 전 서울신문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