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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동 산길/최택만

봉은 2019. 7. 3. 06:09

방학동 산길

 

십자모양으로 갈라져 있는 방학동 산길

야트막하고 호젓한 길을 걷노라면

바람이 내 옷깃을 잡는듯하고

흐리는 물길이 나를 부르는듯하다

 

갈대줄기로 짜진 멍석이 깔려있는 길

촉촉한 촉감이 발길을 간지럽히고

병풍처럼 쳐있는 흙담에서는 온기가 돌아

혼자걸어도 오랜 벗과 걷는듯하다

 

파란 하늘은 가을을 재촉하듯 높아가고

뭉게구름이 설화(雪花)를 그리고 있으니

겨울이 문을 열 날도 멀지않지만

이 길은 훈기를 잃어버리지 않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