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 마을을 찾아서
박완서 씨의 하회 마을 여행기를 보면 "20세기에서 16-17세기경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온 게 아닌가 하는 환각에 사로잡혔다"고 쓰여있다.
오래전부터 이 마을을 한 번 가고 싶던 터라 궁금해서 더 기행기를 읽다가 "과연" 하고 말할만한 대목을 읽게 되었다.
"하회(河回) 마을은 그 한자풀이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낙동강 줄기가 마을을 태극 모양으로 휘돌고 있다. 마을을 휘감고 있는 강을 나룻배를 타고 건너면 이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이 있다.
언덕에서 하회 마을을 내려다 보면 옛사람의 집터 잡는 안목에 감탄과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옛사람이 집터를 잡는다는 건 당장 살기 위해 서라기 보다는 후손이 번창할 자리를 잡는다는 뜻이있다.
그렇지 않아도 하회 마을을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에 발길을 향했다. 언덕에서 내려다본 하회 마을은 낙동강에 떠 있는 한 송이의 커다란 연꽃처럼 보였다.
분명 명당 자리인 것 같다. 하회 마을의 내력을 들어다 보니 임진왜란 때의 명재상 서애 유성룡의 종가가 있고 풍산 류씨의 종가 건물인 양진당이 있다고 한다.
명재상을 냈을 뿐 아니라 임진왜란 때도 전화를 입지 않았다. 대개 난리 때 전화를 피할 수 있는 곳은 깊은 산중에 있다. 그런데 하회 마을은 기름지고 넓은 들을 끼고 있다.
후세까지 널리 알려진 명당은 이 고을처럼 넉넉함이 뭇어나는 들을 끼고 있어야한다는 어느 풍수객의 말이 생각난다.
효석 최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