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선물과 독이 되는 선물
선물은 주고받는 사람 사이의 뜻과 마음이 전해지느냐가 중요하다. 좋은 의미에서 선물은 사람의 마음 씀씀이를 말해준다. 누군가에게 신세를 지거나, 좋아하거나 할 때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해 주는 것 중의 하나가 선물이다. 비싸고 귀하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선물 가운데 으뜸은 감동을 주는 것이다. 2001년 멜로 영화 ‘선물’은 선물이 가져다주는 감동을 그렸다. 삼류 개그맨 남편이 죽음을 앞두고 투병 중인 아내에게 자신의 개그로 그녀만을 위한 공연을 기획한 것인데 말 그대로 ‘감동의 눈물바다’를 연출했다.
선물 얘기를 하다 보니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떠오른다. 남편은 하나뿐인 시계를 팔아 아내를 위한 머리빗을 사고 아내는 탐스런 머리카락을 팔아 남편을 위해 시계 줄을 산다. 사람들은 왜 이들의 이야기에 감동받는 것일까?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그 큰 사랑의 마음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선물에 담긴 "감사와 사랑의 마음"일 것이다. 선물을 준비하지 못 하도 좋다.
어떤 이에게는 전화 한 통이 어떤이 에게는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세상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상대를 향한 온전한 감사와 사랑의 마음만 가득하다면 말이다
그러나 선물이란 게 나쁜 마음을 먹거나 도가 지나치면 탈이 나게 돼 있다. 선물=뇌물이 그런 것이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선물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낸 사례들이 적지 않다.
옛 당나라 육지(陸贄)라는 어진 재상이 있었는데 청렴결백해 선물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덕종이 이를 알고 “만일 전혀 받지 않으면 정의(情意)를 접하지 못할 것이니 채찍이나 신 같은 것은 받는 것이 가하리라.”라고 했다.
그러자 육지는 “만일 작은 물건을 받으면 큰 물건을 반드시 보냅니다.”라고 말했다. 큰 물건을 보내야 하나 아예 받지 않은 것이다. 육지 같은 사람은 찾아 볼 수 없고 뇌물만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으니 마음이 씁쓰레하다.
최택만 수필집, 수필과 사진이 가득한 찻집에서 발췌